내 휴대전화 이야기 나태한 일상

내가 처음으로 휴대전화기를 사용한 것은 고등학교 입학 후이다.
중학생이던 시절 내 친구들은 삐삐(호출기)를 하나씩 들고 다녔다.
하지만 난 아버지의 삐삐만 구경할 뿐..
그러다 휴대폰이 본격적으로 보급이 되기 시작했다.
우리집 최초 이통통신 가입자는 아버지의 신세기통신(017).
그 후 큰누나가 대학에 입학하며 한솔통신(018) 가입 (1999년)
다음으로 내가 고등학교 1학년이 된 해.
정확히 말하면 2000년 4월 26일 첫 개통을 했다.
당시 전화번호는 016-***-****.(당시 한국통신프리텔)
그리고 여전히 같은 번호이다.
남들은 전화기를 수시로 바꾸고 단말기 변경과 같이 번호도 쉽게 바꾸지만 나는 번호 하나를 가지고 오래 살았다.
내가 지금껏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며 사용한 단말기는 3대!!
통신사는 단 한 곳!

1. KTF-3016 (2000. 4 ~ 2002. 10)

최초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시 대리점에 가서 단말기를 고르는 기준은 최대한 저렴한 것이다.
매장에서 추천받은 모델은 위 그림에 있는 네온폰이었다.
네온폰은 현재 에버(KTFT)에서 제작된 폰으로 전용폰이었다.
일단 저렴한 가격에 구매했지만 당시 대용량 배터리의 두께는 현재 휴대전화의 두께를 훨씬 넘는 두께였다.
따라서 대용량을 끼도 들고 다니면 상당한 무게감을 느낄 수 있다.
주머니에 넣으면 주머니가 볼록 솟는 것은 물론 무게의 불균형이 발생한다.
친구들은 내 전화기를 일명 탱크라 불렀다.

2. KTF-X3000 (2002. 11 ~ 2007. 3)
대학진학이 정해지고 입학을 앞두고 있던 2002년 겨울.
내 탱크폰도 어느덧 수명이 다해가고 있었다.
단말기의 고장을 핑계로 난 어머니께 새 단말기를 사달라고 철없이 칭얼거렸다.
결국 어머니의 승낙을 받고 근처 대리점으로 들어가 고른 전화기가 위에 있는 녀석이다.
당시 한창 카메라폰이 유행을 떨던 시기라 나도 카메라가 달린 녀석이 갖고 싶었다.
하지만 역시 가격이 문제였다.
그동안 쌓아온 통신사 마일리지를 차감하고 할인 받을 수 있는 것은 다 동원하여 저놈을 손에 넣었다.
저놈을 손에 들고 집으로 돌아가던 순간은 참 기뻤다.
그렇게 저놈을 들고 대학에 입학하고 군 입대 전까지 잘 썼다.

3. KTF-TR2000 (2007. 4 ~)
군 제대 후 기존에 쓰던 X3000의 전원을 넣자 단말기가 이상해져 있었다. 화면이 깨져보이고 액정을 볼 수가 없었다.
어쩔수 없이 단말기를 바꿔야했다.
어머니께 말씀드리니 옆에 있던 작은누님께서 위에 있는 녀석을 서랍 속에서 꺼내왔다.
사실 TR2000은 내가 군에 입대하던 해(2005년) 작은누님께서 어머니께 사드린 전화기 였으나, 실수로 물에 빠뜨려 그대로 건져내어 건조시킨후 서랍속에 고이 잠들어있던 놈이었다.
전원을 넣고 화면을 보니 멀쩡하다.
그래서 바로 대리점으로 달려가 기기변경을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잘 쓰고 있다. 하지만 요놈이 올해들어 배터리가 제 수명을 다했는지 하루를 버티지 못한다.
바꾸려고 마음 먹었지만, 이번달 24일이면 해외로 출국하는데 그냥 해지하자.

대략 만 9년3개월(횟수로는 10년)을 이용한 내 번호와도 안녕이다.
그동안 기기변경에 대한 유혹은 많았지만 번호가 바뀌는 것에 대한 부담이 많아 쉬 바꾸지 못하고 있었다.
해외에 나가있는 2년 동안은 이제 인터넷전화와 함께할 것이다.